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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과 젓가락은 우리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물건입니다. ‘죽다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로 숟가락을 놓다라는 말이 쓰일 정도죠.

 

그런데요. ‘숟가락젓가락의 표기가 참 묘합니다. 같이 일컫는 말로는 수저라고 하는데, 따로 부르는 말은 숟가락젓가락으로 받침이 달라집니다. 그 이유가 참 아리송합니다. 그 때문인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국문학과생인 남자 주인공 이병헌 씨가 지금은 고인이 된 여자 주인공 이은주 씨에게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속에서 이은주 씨가 ,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 왜 젓가락은 받침이잖아. 그런데 숟가락은 왜 받침이야?”라고 묻자 이병헌 씨가 숟가락을 들고는 처럼 생겼잖아라고 대답합니다. 어이없는 대답을 들은 이은주 씨가 , 국문과 아니지라고 면박을 주자 이번에는 그것은 4학년 때 배워라고 또 거짓말(?)을 하지요.

 

두 사람의 연기가 참 좋아 좋은 평을 들은 작품입니다. 저도 몇 번 봤습니다. 그때마다 이병헌 씨의 대답에 웃음이 나곤 했습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포스터

 

 

또 누구는 숟가락은 퍼 먹기 좋으라고 받침을 쓰고, 젓가락은 집기 편하라고 받침을 쓰는 말이 생겨났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모양이 떠 먹기 좋은 처럼 생긴 때문일까요? 그리고 그런 사실을 대학 국문과 4학 때 배울까요? 아닙니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표기가 다른 것은 아주 간단한 우리말법 때문입니다.

 

수저는 한 말이지만, ‘숟가락젓가락은 같으면서도 조금 다른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선 젓가락은 한자말 ()’에 순우리말 가락이 더해진 말입니다. 그런데 이를 발음할 때 [저까락/젇까락]으로 소리 나므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사이시옷을 첨가한 사례입니다. ‘나루+[나루빼]로 소리 나므로 나룻배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렇다면, 수저뒤에 가락이 붙으면서 [저까락/젇까락]으로 소리가 나 젓가락으로 적는 것이라면, ‘가락이 붙어서 [숟까락]으로 소리가 나는 만큼 숫가락으로 써야 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숟가락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왜냐고요? 그것은 의 원말이 이기 때문입니다. “한 술 뜨고 나가거라할 때의 말입니다. 젓가락은 +가락이지만, 숟가락은 +가락인 거죠.

 

그런데 한글맞춤법 제29항은 끝소리가 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소리가 소리로 나는 것은 으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요. 원래 받침을 가지고 있던 말이 어느 말과 결합하면서 으로 변하고, 그런 말이 사람들의 입에서 아주 굳어진 것이라면, 굳이 어원을 밝히지 않고 그냥 발음대로 적는다는 얘기입니다.

 

다시 말해 원래 숟가락+가락의 구조를 가진 말인데, ‘술가락보다 숟가락으로 발음하는 것이 편해 예부터 사람들이 그렇게 써 왔으니, 굳이 술가락으로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말 중에는 원말에 있던 받침이 다른 말과 결합하면서 으로 바뀐 것이 꽤 많습니다. 음력 12월을 뜻하는 섣달이 그렇고, 내일을 의미하는 이튿날역시 그러한 말입니다. 음력 11월은 동지가 들어 있다고 해서 동짓달로 부릅니다. 따라서 설날과 이어지게 되는 음력 12월은 원래 설달로 써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두 이를 섣달[섣딸]’로 발음해 이제는 섣달을 바른말로 삼고 있는 것이지요.

 

어느 날의 다음날을 의미하는 이튿날역시 이틀+이튿날이 된 것이고요. 여름에 생풀만 먹고 사는 소를 뜻하는 푿소+가 변한 말입니다.

 

, 저 앞에서 술저수저로 변하는 것은 아들+아드님’, ‘+나무소나무가 되는 현상(탈락)과 같습니다.

Posted by margeul